하나의 책

에두아르 글리상

Édouard Glissant

1928–2011 · 프랑스어 · 카리브

'관계의 시학'과 크레올화 개념을 세워, 카리브의 혼종성을 결핍이 아니라 사유의 출발점으로 놓았다. 뿌리 하나로 소급하는 정체성 대신 여러 갈래가 얽히는 '관계'를 단위로 삼고, 환원적 투명성과 이해를 거부할 권리를 뜻하는 '불투명성(opacité)'을 그 윤리로 제시했다. 소설에서는 마르티니크의 구술 서사와 끊기는 통사를 겹쳐, 플랜테이션이 지워 버린 계보를 문장 구조 자체로 되살렸다.

여기서 읽기 시작

입문 순서 4

  1. 레자르드 강1958

    250쪽 안팎의 첫 장편이고, 1945년 선거를 앞둔 한 계절과 젊은 무리라는 뚜렷한 사건 축이 있어 개념을 몰라도 읽힌다.

    선거를 앞둔 마르티니크의 한 계절을 강의 흐름에 맞춰 서술한 첫 장편으로, 르노도상을 받으며 글리상의 이름을 프랑스 문단에 세웠다.

  2. 제4세기1964

    1788년 노예선에서 내린 두 조상으로부터 1940년대까지 두 가문의 150여 년을 도망노예(마롱)의 시간과 플랜테이션의 시간으로 갈라 놓고 교차시킨다.

  3. 앙티유 담론1981

    역사·언어·경제·정신분석을 한 권에 모아 마르티니크의 '비역사(non-histoire)'와 '강요된 시학'을 진단한 대작 에세이. 앙티야니테라는 자기 규정이 여기서 체계를 얻는다.

  4. 관계의 시학1990

    '심연(노예선의 밑바닥)'에서 시작해 관계·혼돈-세계·불투명성으로 나아가는 사유의 정본. 탈식민 이론이 정체성을 다루는 어휘 자체를 바꿔 놓은 책이다.

주의 — 『관계의 시학』부터 펼치면 용어가 정의 없이 등장해 중도 포기하기 쉽다. 소설 두 권으로 마르티니크의 시간 감각을 먼저 겪은 뒤 이론으로 올라가는 편이 안전하다.

난도 4/5 — 후기 산문은 '관계', '전체-세계', '불투명성' 같은 자기 조어를 정의 없이 굴리고 들뢰즈·가타리의 리좀 어휘를 전제한다. 소설 쪽은 개념보다 통사가 어려워, 화자와 시제가 예고 없이 미끄러지는 문장을 따라가야 한다.

이어지는 한 사람

나머지 관계 3 — 선이 그어진 이유
같은 자리, 같은 때 — 10명

출처 3건